*본 아티클은 하이드라프트®의 컨설팅 에셋을 재구성하였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통해 '동감(sympathy)'이 단순한 감정적 공감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 서서 바라보려는 이성과 감성이 결합된 종합적 판단이자, 건강한 조직문화를 위한 필수 조건임을 살펴봤습니다.
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의 이해와 경험의 범주를 뛰어넘는 타인의 탁월한 통찰과 마주했을 때 발생하는 특별한 정서적 반응을 별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감탄(admiration)'이며, 애덤 스미스는 감탄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본래 타인의 탁월함에 대한 감탄을 느끼도록 되어 있으며, 이 감탄이야말로 우리 자신도 탁월해지려는 열망의 근원이다.”
이러한 매커니즘이 애덤 스미스가 '감탄'이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진보를 이끄는 강력한 동기로 설명한 이유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탁월함에 감탄할 때,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동시에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은 배움과 성장에 대한 열망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지난 Part 1에서 '동감(sympathy)'의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공감(empathy)과 비교해 보았던 것처럼, 오늘 Part2의 주제인 '감탄(admiration)' 역시 그 의미를 분명히 이해하기 위해 '경탄(wonder)'이라는 개념과 함께 비교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애덤 스미스는 감탄과 경탄을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감탄(Admiration)
· 이미 익숙한 범주 안에서 탁월함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감정
· 대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비교 기준이 존재함
· 비교적 즐겁고 안정적인 정서를 동반함
· 예: 자신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동료의 뛰어난 역량을 보았을 때
경탄(Wonder)
· 낯설고 놀라운 현상과 마주했을 때 느끼는 감정
· 대상이 우리의 기존 경험이나 상상력의 흐름과 연결되지 않음
· 기존의 범주로는 쉽게 이해하거나 설명하기 어려울 때 발생함
· 훨씬 중립적이지만 당혹감이나 불안감이 함께 수반될 수 있음
· 예: 생전 처음 보는 자연 현상이나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기술을 접했을 때
두 정서적 반응은 현재의 인식 수준 너머로 우리를 이끌어낸다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다만 감탄은 '이해할 수 있지만 도달하기 어려운 탁월함'을 마주할 때 발생하는 감정이라면, 경탄은 '이해할 수 없음'에서 출발하는 감정에 가깝습니다.
동감과 감탄은 모두 타인, 집단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감정입니다. 따라서 감탄이 개인은 물론 조직의 성장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감과의 관계를 간략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감탄은 대개 동감을 기반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의 관점과 사고를 이해하려는 '동감'의 과정이 선행될 때, 우리는 '감탄'을 통해서 비로소 타인의 탁월함과 자신이 미처 보지 못했던 가능성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동감(sympathy)'은 조직 내 신뢰, 협력, 상호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관계적 기반이며, '감탄(admiration)'은 조직을 더 높은 수준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학습과 발전의 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탄'이 조직 전반에 풍부해질수록, 우리는 더 이상 동료를 단순한 선후배나 협업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게 됩니다. 대신 특정 영역에서 자신보다 앞서 있는 동료의 탁월함을 기꺼이 인정하고 상황에 따라 그를 안내자, 조력자, 전문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감탄은 타인의 탁월함을 위협이나 비교의 대상으로만 인식하지 않게 만들고, 배우려는 태도와 지적 겸손을 촉진합니다. 이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고, 타인의 탁월함이 대해서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조언을 구하며, 지식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교환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 결과 조직 내부에는 자발적인 학습 문화가 형성됩니다.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들이 서로의 탁월함을 기꺼이 인정하고 배우려 할 때, 그 탁월함은 특정 개인의 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조직 전체로 순환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식의 순환이 조직의 문제 해결 능력과 혁식 역량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애덤 스미스가 '감탄'을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진보의 원동력으로 바라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감탄은 단순히 뛰어난 타인을 우러러보는 감정이 아니라, 개인의 탁월함을 조직 전체의 성장으로 전환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힘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감탄의 회로가 닫힌 조직에서는 타인의 탁월함을 마주할 때 시기, 질투, 이기심과 같은 감정이 먼저 작동합니다. 애덤 스미스는 이러한 상태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우리는 자신과 함께할 수 없는 기쁨을 보면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고 그것을 경박스럽고 어리석은 것으로 여긴다.”
타인의 성과, 성취, 탁월함 등을 함께 기뻐하지 못하는 누군가는 그것을 폄하합니다. 만약 조직 전체가 이러한 성향에 가까워 졌다면, 그 조직은 이미 혁신, 성장, 성과 등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약화된 상태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은 아래와 같은 두 가지 특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 수용의 부재: 어떠한 탁월한 의견이 단지 맹목적이거나 혹은 내 경험과 지식의 범위를 벗어남으로 인해 '틀린 것'으로 치부됩니다. 이런 조직은 언제나 평균 혹은 그 이하 수준에 머물것입니다.
· 시기와 배척: 탁월함에 보내는 박수와 칭찬을 ‘다른 구성원들이 불편해한다’는 핑계로 애써 배척하는 태도입니다. 그러나 동감, 감탄은 물론 공감의 도덕 감정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군가가 마땅히 받아야 할 칭찬을 축하하는 일에 어떤 불편함도 느끼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런 감탄에 대한 시기와 배척은 대개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방어기제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타인의 탁월함을 기꺼이 인정하는, '감탄'이 풍부한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조직의 혁신과 성장, 그리고 지속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경력, 직책, 직급, 나이 등와 무관하게 '나보다 뛰어난 통찰은 언제든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혁신이 몇몇 유능한 구성원이나 리더의 탁월함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혁신은 조직 곳곳에 존재하는 다양한 경험과 관점, 전문성을 서로 인정하고 연결할 때 비로소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태도야 말로 앞서 인용한 <자신이 더 탁월해지려는 열망> 그 자체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태도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지적 겸손: 더 넓은 유연성, 시각으로 타인의 탁월함을 인정하고 자신을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 배울수 있는 용기: 타인의 탁월함을 인정하는 태도를 넘어 그에게 배울 용기가 필요합니다. 특히 서로 다른 직무간의 협업에서는 이런 자세가 더 필요하겠죠? 그 상황은 대체로 서로가 비전문가인 입장이니까요
· 갈채의 문화: 타인의 탁월함에 박수를 보내는 문화가 정착되어야만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두 차례에 걸쳐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통해 조직을 바라보며, 혁신은 결국 나의 경험과 관점을 넘어서는 타인의 통찰, 경험, 전문성과 연결되는 과정에서 탄생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꿔 정리하자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외부 세계의 탁월함'을 수용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동료와 선후배, 그리고 다양한 외부 조력자들의 탁월함에 기꺼이 박수를 보내고 그들의 통찰과 전문성으로부터 배우려 할 때, 조직은 비로소 혁신, 성장, 성과와 같은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타인의 탁월함을 경쟁이나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보다 의식적으로 '감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결국 조직의 혁신은 바로 이러한 작은 인식의 전환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타인의 탁월함에 보내는 감탄은, 결국 우리 안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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