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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브랜드 관점의 스타트업 투자
October 1, 2023

기업 개요 및 현황

추석 연휴를 이용해서 그간 틈틈이 작성하던 브랜드 관점의 에세이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브랜드 관점에서 설명하려는 기업은 미국의 EV 제조 기업 ‘루시드 그룹’입니다. 본 에세이를 작성하는 목적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최근 해당 종목의 주가 하락으로 발생하는 많은 노이즈에 대한 일종의 기술적 반론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루시드 그룹의 전신은 200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아티에바(Atieva)입니다. 설립자는 모두 테슬라 출신이며, 현 CEO이자 CTO인 피터 롤린슨(Peter Rawlinson)도 테슬라 출신입니다. 임원뿐만 아니라 많은 요직에 테슬라 출신 전문가들이 포진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과거 일론 머스크와 마찰로 인하여 테슬라의 많은 인원이 퇴사했는데 당시 많은 인원이 아티에바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입니다. 아티에바는 창업 후 배터리와 모터 기술 분야에서 많은 특허를 축적하며 본격적인 EV 개발을 위해 2013년에 테슬라 모델 S의 수석 엔지니어였던 피터 롤린슨을 CTO로 영입합니다. 이후 2014년에 베이징 자동차 등으로 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았지만 정작 이 투자 집단이 EV 개발을 반대하면서 발목을 잡게 됩니다.

다행히 2015년에 중국 베이징 자동차가 지분을 포기하면서 다시 EV 개발은 탄력을 받게 되었고 2016년 벤츠의 상용 밴에 전기 모터를 장착한 개조 차량으로 BMW i8, 닷지 바이퍼와의 드래그 레이싱에서 승리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밴으로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이를 관심있게 본 PIF(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2018년 9월, 1조 1,000억원을 투자하게 되고 이듬해인 2019년 12월, 애리조나 카사그란데 지역에 공장 착공하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후 2021년 2월, 처칠 캐피탈과 IV SPAC 합병에 합의하면서 7월에 ‘루시드 그룹’으로 나스닥에 상장합니다. 사명이 ‘루시드 그룹’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지 최초 비즈니스 모델이 ‘루시드 모터스’를 통한 EV 제조이며 향후 다양한 사업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향후 론칭하는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더 큰 관심이 있습니다. 

이후 상장과 함께 선보인 첫 제품이자 플래그십 세단인 ‘루시드 에어’ 예약이 11,000대를 기록하고 애플 파트너십 루머까지 겹치면서 상장 초기에는 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2021년 10월 MSCI US Prime 750 Index, 12월 Nasdaq 100 Index, 2022년 6월에는 Russell 3000 Index에 각각 편입되면서 미국의 우수한 기술주로 인정을 받으며 주가 측면에서 좋은 흐름을 가져갔습니다. 그러나 기업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글로벌 인플레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에너지 이슈, 구매 취소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가이던스 하향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올해 7월 어닝에서는 생산 2,173대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지만, 1,404대 딜리버리로 시장 수요에 의문이 제기되며 최근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과감하고 선제적인 오퍼링 결정

앞선 이유로 많은 언론과 트레이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네거티브한 노이즈가 생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루시드는 이런 시장의 노이즈에는 흔들리지 않고 본인들의 계획대로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와 명성 구축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사실 루시드의 주가 하락은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의 영향도 큽니다. 이미 지난해 8월, 쉘프 오퍼링(Shelf Offering) 80억 달러(10조 5천억원)를 공시하며 해당 시점에 15억 달러, 이후 30억 달러를 합해서 총 45억 달러 자금을 조달했으며, 앞으로도 35억 달러 추가 조달이 계획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덕분에 해당 오퍼링으로 25년까지 추가 자금 조달은 불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시장 진입기에 100억 달러, 한화로 약 13조 5천억원 조달)

이러한 목표지향적인 결정은 브랜드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며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산량 증가와 재무제표의 유동 및 비유동 자산(무형자산 등)으로 기록될 긍정적 요소입니다. 비록 이 결정이 1년 회계 단위의 장부에는 악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기업의 비전이나 펀더멘탈에는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합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2026년 12월 만기인 오퍼링의 서면상 주당 단가는 54달러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루시드는 금리 상승 전(당시 금리 2.5%)에 상당한 현금을 확보했으며 현재 미국 기준 금리와 향후 금리 사이클을 예상했을 때 지난해 경영진의 과감하고 선제적인 오퍼링 결정이 매우 적절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동성 확보가 있었기에 현재 고금리, 고물가 상황에서도 글로벌 스튜디오와 서비스센터를 지속적으로 오픈하고 있으며 다양한 매체를 통한 유연하고 신속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나 스폰서 활동도 가능해졌습니다.


가장 큰 약점, 브랜드 명성과 인지도

브랜드 명성과 브랜드 인지도 부족은 루시드가 지닌 가장 큰 약점입니다. 이것은 신생 기업이나 선발 주자가 이미 독점하고 있는 카테고리에 발을 들이는 후발 주자가 필연적으로 맞이하는 문제입니다. 루시드의 브랜드 명성이나 인지도는 당연히 테슬라나 기존 럭셔리 세그먼트에 위치한 내연 제조 브랜드들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이것은 제품의 기술과 경쟁력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통상 시간으로만 해결이 가능한 영역이며, 단지 밀접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입니다. 만약 여러 사람에게 EV 시장의 개척자를 선택하라면 모두가 '테슬라(Tesla)'를 꼽을 겁니다. 테슬라처럼 개척자 우위를 지니는 브랜드는 신규 시장 개척에 대한 보상으로 강력한 브랜드 명성을 부여받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판매되는 제품에 원하는 수준의 프리미엄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브랜드 명성은 괴짜로 언급되는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지나친 언행으로 실수하거나 제품의 치명적인 불량으로 리콜이 발생하더라도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방어할 힘을 제공합니다. 단편적인 예로 테슬라는 시장의 다양한 위협 요소를 마주할 때마다 할인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지속적으로 제품의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이유는 이미 높은 마진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즉, 이미 높게 책정된 '마진'에서 극히 일부를 차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수익 지표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테슬라는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20%~30% 이상의 높은 마진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높은 마진 형성이 가능한 이유는 대부분의 제조 공정을 인하우스화 한 것도 있지만, 개척자 우위로 형성된 대외적 브랜드 명성 측면이 훨씬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브랜드 명성은 앞으로도 테슬라에게 아주 장기적인 방어력을 제공하게 될 겁니다.

루시드 에어의 프론트 캐릭터
루시드 에어 퓨어 모델
루시드 에어의 인테리어 디자인
럭셔리 시장에서 루시드의 포지셔닝

카테고리 변형으로 시장 진입

타깃 고객군 기준에서 루시드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독일 럭셔리 브랜드 3사(벤츠, BMW, 아우디) 같은 기업이 거론됩니다. EV 전체 시장을 기준으로는 미국의 테슬라(Tesla), 리비안(Rivian) 그리고 중국의 비야디(BYD), 니오(Nio) 정도가 거론되지만, 기술 경쟁(Tech-Race) 관점에서 경쟁자는 사실상 테슬라가 유일하며, 양산과 자율 주행을 제외한 EV 기술(주행거리, 충전 속도, 출력, OTA 등)과 특허 존속 측면에서 후발 주자인 루시드가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루시드의 기술과 성능이 경쟁사에 비해 월등하게 우수하더라도 경쟁사가 축적한 브랜드 명성은 높은 방어도(이 매커니즘 설명은 상당히 복잡하므로 생략)를 제공합니다.

즉, EV시장을 개척한 ‘테슬라’와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인 ‘벤츠’, ‘BMW’, ‘아우디’ 역시 내연 기관 자동차를 통해 쌓아온 명성들은 루시드에 비해 낮은 성능의 EV를 출시하더라도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충성 고객들을 존재할 수 있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러한 브랜드 명성 차원의 방어력이나 구매 편향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제품 혁신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브랜드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루시드는 ‘파괴적 기술 혁신’으로 경쟁자들의 명성에 도전하는 기업이며, 여전히 경쟁자들의 고객에게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경쟁 상황에서 루시드는 ‘테슬라’, ‘독일 3사’와 동일한 카테고리에서 경쟁하지 않고 전략적인 카테고리 변형으로 접근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합니다.

이것은 기업의 궁극적인 미션이나 비전에 의해 필연적인 포지셔닝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 결정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다시 말해 루시드는 ‘럭셔리 EV 세그먼트의 최초 개척자’가 되었습니다. 앞서 설명한 매커니즘에 의해 럭셔리 EV 세그먼트에 진입하는 후발 주자들은 루시드의 점유를 뺏어오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대표적인 경쟁자인 독일 3사는 현재 루시드가 지닌 기술을 '월등'하게 넘어서는 '파괴적 혁신'의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이상 오직 ‘내연 기관 자동차를 통해 형성한 브랜드 명성’에 의존하여 판매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에는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단지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서 럭셔리 시장을 가장 빠르게 선점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고성능 모델인 루시드 에어 사파이어를 출시한 이유도 다르지 않습니다. 루시드는 이제 ‘세계 최초 럭셔리 EV 스포츠 세단’의 타이틀도 지닌 기업이 되었습니다.

루시드 에어 모델은 공기저항계수 0.21cd를 기록했다
루시드의 모터는 가장 작은 크기지만 가장 높은 성능을 지니고 있다
루시드 에어의 초고성능 모델 사파이어의 듀얼 모터 유닛
초고성능 모델 루시드 에어 사파이어
루시드의 첫 SUV 모델 그래비티

기존 럭셔리와 차별화된 포지셔닝

현실이 되는 꿈, ‘Dream Ahead’ - 루시드가 추구하는 럭셔리는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와는 결이 다릅니다. 전통적인 럭셔리가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부유함, 화려함, 사치의 이미지라면, 루시드가 추구하는 럭셔리는 현대적인 우아함, 윤리적, 지속가능성, 다양성 존중, 혁신에 대한 찬사 등으로 표현됩니다. 그들의 혁신은 ‘보다 큰 꿈’을 꾸고 ‘그 꿈을 현실화(Building the Dream)하는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이를 위해서 기업은 물론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을 지닌 고객으로서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해 더 의미 있는 선택을 하고 인류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윤리적 자세가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이것은 루시드의 제품을 소유하는 오너들에게도 부여되는 아주 특별한 무형적 가치입니다.

루시드는 위 개념들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Black at Lucid, Pride at Lucid, Sustainability at Lucid, Veterans at Lucid, Women at Lucid’의 ERG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습니다. 몇가지를 살펴보면 ‘Veterans at Lucid’는 참전용사들로 구성된 이 그룹은 참전 용사들의 고용, 리더십 개발 및 경력 성장의 기회를 창출하고 지역 사회의 이니셔티브를 확보하는 역할이며, ‘Women at Lucid’는 자동차 및 기술 분야에 여성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역할 등을 수행합니다. 인재 채용에서도 인종, 피부색, 출신, 국가, 연령, 종교, 장애, 성 정체성, 결혼 여부 등에 관계없이 평등한 고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접점 광고들을 보면 동양인이나 흑인 모델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과하지 않습니다. 극단적인 PC주의가 아닌 다양성과 기회의 평등을 존중하는 품격 있는 모습으로 시장에 적절하게 소구하고 있습니다.

다양하고 활발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루시드의 비즈니스 전략 중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전방위적으로 행해지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입니다. 타깃에 대한 명확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혁신 기술의 유형 가치’와 ‘추구하는 무형 가치’를 효과적이고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장의 노이즈에 휘둘리지 않고 기업의 비전을 위해 예산과 리소스를 집중했다는 점에서 큰 가능성(기업의 모든 활동이 곧 브랜드이기 때문에)을 보고 있습니다. 이런 추진은 투자자나 구성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부여받지 못한다면 실행되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시장 진입기의 브랜드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벤츠나 포르쉐의 성능과 기술적 가치는 차량을 직접 운전한 경험이 없는 소비자들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가 지닌 진정한 가치들은 타깃이나 고객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프라이빗한 CRM이나 오너십 프로그램 등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더욱 확연하게 전달되고 밀접하게 동화됩니다.

구체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살펴 보자면, 2021년 자신들의 최초 EV 제품을 기념하고자 만든 한정판 모델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의 딜리버리를 위한 전사적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오랜 기간 루시드 에어를 기다려 준 고객과 그 가족들을 위해 세심하고 멋진 추억을 제공했습니다. 이런 활동들은 자연스럽게 고객의 브랜드 로열티를 높여 줍니다. 전 세계 자동차 매니아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2022년 굿우드 페스티벌에서는 ‘스티그’로 유명한 오피니언 리더인 ‘벤 콜린스’와 함께 참여하여 루시드 에어를 통해 가장 빠른 양산 차의 타임 랩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몬테레이 Car Weeks 참여, 뮌헨 국제 모터쇼 등에 참여했습니다.

대중문화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좋았습니다. SXSW 컨퍼런스에서 피터 롤린슨 CEO가 직접 연사로 등장하여 인류의 미래 교통수단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니버셜 뮤직이나 아카데미 시상식 등에서 스폰서와 차량 의전을 진행했습니다. 2022년 크리스마스에는 LA 어린이 병원의 아동 환자들을 위해 Toy Drive를 진행했으며 전 세계 여성들을 위해 The Women of DEF JAM 행사를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기업 내부의 이야기도 적극적으로 소구하고 있습니다. 구성원의 자부심을 위한 Driving Ambition 캠패인과 자신들이 지닌 혁신 기술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Tech-Talk가 대표적입니다. 그 밖에 스튜디오 및 서비스 센터 오픈, 소프트웨어, 디자인, 소재, GUI 등을 통해서 자신들이 지닌 역량에 대해 어필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모습은 전략적으로 매우 훌륭해 보입니다.

신생 브랜드와 제품 출시 관점

신생 브랜드가 시장에 출시하는 첫 제품의 경험이나 평가는 곧 브랜드 전체(기업)의 평가로 각인이 됩니다. 루시드 그룹은 브랜드 이미지나 평판 차원을 크게 염두하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가 지닌 모든 가치를 응축한 제품(Flagship)을 출시할 수밖에 없으며 럭셔리 포지셔닝 때문에 성능과 마감 품질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은 더 빠른 양산 및 딜리버리를 어렵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또한 신생 기업의 캐시 번을 고려한다면 제품(차량)의 다각화는 현실적으로 당장은 불가능한 전략입니다.

대신 자신들이 지닌 월등한 기술력을 담아낸 첫 작품이자 플래그십 모델인 루시드 에어의 ‘스펙 라인-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플래그십 세단이 사실상 루시드라는 브랜드에 가장 가깝기 때문에 이 전형의 제품에 대한 접점을 증가시키는 것이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훨씬 유리한 전략입니다. 물론 비즈니스의 확장은 기업의 숙명이기 때문에 제품 다각화도 준비 중입니다. 2022년 말에는 J세그먼트(SUV)인 ‘Project Gravity’와 ‘저가형 세단 개발’을 대외적으로 발표하였고 2023년 하반기에 본격적인 출시가 될 예정입니다. 그 밖에 ‘스텔스 룩’ 외장 옵션과 다양한 레저 액세서리도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시스템인 드림-드라이브, 모바일 앱, 인포테인먼트의 UX/UI/GUI 등의 소프트웨어 부문의 경쟁력도 지니고 있습니다.

[스펙 라인업]
· 루시드에어 드림에디션: 출시 기념으로 한정 생산
· 루시드에어 그랜드 투어링: 가장 긴 주행거리 버전
· 루시드에어 투어링: 가장 대중적인 밸런스 버전
· 루시드에어 퓨어: 합리적인 가격을 지닌 버전
· 루시드에어 사파이어: 고성능 럭셔리 스포츠 세단



테크레이스를 선도하는 경쟁력

브랜드를 설명하는 다양한 개념 중 ‘Two-leg’라는 것이 있습니다. 본 섹션에서는 이 개념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간단하게 설명하려고 합니다. 브랜드 영속성을 위해서는 무형 가치를 소구하는 것과는 별개로 제품의 끊임없는 기술적 혁신이 부과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루시드 모터스는 이 측면에서 EV 기술 경쟁의 월등한 우위를 지닙니다. 루시드 에어 차량에 사용하는 전기 모터는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크기지만 가장 큰 파워를 지니고 있으며, 현존하는 모든 EV 기업 중 가장 높은 배터리 효율성을 자랑합니다. 덕분에 루시드는 테슬라의 모델 S보다 9%, 벤츠의 EQS보다는 무려 40%나 더 뛰어난 배터리 효율성을 제공합니다. 또한 더 작은 공간을 차지하는 부품, 더 적은 용량의 배터리팩이 탑재되기 때문에 루시드 에어는 ‘E세그먼트’ 크기에 ‘S세그먼트’의 내부 공간을 지니고 있습니다.

루시드는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제조 공정을 인-하우스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이 통합된 제조 공정 뿐만 아니라 애플 임원 출신의 마이크 벨(Mike Bell)이 리드하는 OTA 시스템, 드림-드라이브, 생츄어리™(Sanctuary™, 에세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 J세그먼트 그래비티의 주요 인포테인먼트 - '명상 가이드 기능'이 공개되었다.) 등 소프트웨어 차원의 통합 또한 혁신적인 퀄리티와 완성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루시드가 지닌 각종 하드웨어 및 기술의 우수성을 일관된 경험으로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결국 소프트웨어의 역할이며 이러한 통합 체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단순하게 제조 단가를 낮추는 차원이 아니라 타협이 없는 진정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통합의 관점에서 훨씬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주요 EV 기술력]

2016년
· 포뮬러 E1의 1세대 배터리 공급 업체 선정
· EV개조 벤으로 BMW i8, 닷지 바이퍼 드래그 대결
· 0to60마일 2.94초, 1/4마일 11.3초 기록

2017년
· 에어 프로토타입 1000마력, 0to60마일 2.5초
· 일체형 글라스 루프 공개

2018년
· 포뮬러 E1의 2세대 배터리 공급 업체 선정

2020년
· 세계 최장 거리 832km 주행, 1/4마일 9.9초
· Wunderbox (900V, 분당 32km, 20분 충전 483km)

2021년
· 세계 최초 Dolby Atmos 사운드 시스템 공개
· 루시드 에어 공기저항계수 0.21cd 당시 세계 최고
· 루시드 에어 EPA기준 세계 최초, 최장 주행거리 837km
· 루시드 에어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 선정
· 그린카 저널 올해의 차 선정

2023년
· 루시드 에어 1,234마력 고성능 모델 ‘사파이어’
· 주행거리 687km, 최고속도 330km/h
· 1/4마일 8.95초, 제로백 1.89초
· 월드카 어워드 럭셔리카 부문 수상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이코노믹 시티의 루시드 AMP-2 공장
Tech-Talk에 등장한 피터 롤린슨 CEO와 사과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최초 딜리버리 이벤트
2022년 굿우드 페스티벌에 루시드 에어의 드라이버로 참여한 '벤 콜린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

· 루시드 최대주주 PIF(사우디국부펀드)
·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개발예산 710조)
· 네옴시티와 모빌리티 & ESS 시너지

신생 자동차 제조 기업인 루시드는 필연적으로 생산 시설과 양산 체제 구축으로 엄청난 캐시 번(Cash Burn)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물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운영 자금의 삭제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양산 과정을 인하우스로 커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도 캐시번의 주된 원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 주주인 PIF의 존재는 사실상 무한의 자원(운용자산 932조)과 다름이 없습니다. PIF의 현재 지분율은 무려 60%가 넘습니다. 이런 경우 걱정되는 부분은 최대 주주가 기업의 미션이나 비전과는 무관하게 독단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인데, 다행스럽게도 PIF는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으면서 루시드의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전적으로 서포트하고 있습니다. PIF는 락업 해제에도 주식의 비중을 줄이지 않고 근 2년간 직접 현금 유동성 공급으로 꾸준히 지분을 늘리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PIF는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루시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 4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10만 대 이상 차량 공급 계약을 체결하였고 연간 15만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는 시설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치한 제다의 ‘킹 압둘라 이코노믹 시티’에 건설했습니다. 본 에세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는 차량이 조립 및 생산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PIF는 영국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애스턴 마틴’의 2대 주주이기도 합니다.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올해 6월 애스턴 마틴과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1억 달러 규모의 지분 3.7%와 현금 1억 3,200만 달러를 조건으로 1,500마력의 초고성능 모터와 배터리 시스템을 포함한 EV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새로운 국가 비전 사업인 ‘네옴시티’에 ‘자율주행 EV’와 ‘ESS’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므로 앞으로도 PIF의 전폭적인 지속적인 지원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입니다.

애플 파트너십 가능성, 한낱 악몽(Nightmare)일까?
Dream Coming True의 자각몽(Lucid Dream)일까?

애플과의 파트너십은 현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루머입니다. ‘모빌리티 혁명’의 함의를 제대로 파악했다면 모빌리티가 미래 비즈니스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지, 어떤 편익을 가져다줄지 이미 판단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애플 역시 ‘모빌리티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하는 ‘EV’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아이템입니다. 사실 이런 루머는 스펙 합병사인 CCIV시절 아래 2명의 주요 인사에 기인합니다.

로렌 파월 잡스(Laurene Powell Jobs)
· 스티브 잡스 아내
· CCIV 투자사 벤처 캐피탈 Emerson Collective CEO
· CCIV 창립자 마이클 클라인(Michael Klein)과 오랜 친분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
· 지난 20년간 애플 디자인의 총책임자
· 루시드 스펙 합병사 CCIV 오퍼레이팅 파트너

또한 현재까지도 루시드 모터스의 자율주행 시스템인 ‘드림 드라이브’와 ‘소프트웨어’ 관련 부서에 애플 출신 엔지니어들이 상당히 포진되어 있으며, 그중 일부는 프로젝트가 종료된 이후에는 다시 애플로 복귀하여 근무하는 인원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루머는 기업이 공식적인 발표할 때까지는 말 그대로 그저 ‘루머’에 불과하기 때문에 단언할 수 없지만 애플 입장에서 매력적인 파트너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마무리

본 에세이를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브랜드는 시작부터 매우 장기적인 투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브랜드 관점에서 특정 기업에 대한 개인 주식 투자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시장 진입기에 있는 기업은 3개월 단위 분기, 1년 단위의 회계 관점으로는 그 가치를 절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브랜드 관점에서의 투자는 무엇보다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서 전문가 못지않게 지식을 지니고 있어야 하고, 그들의 비전이 올바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시장에는 너무나 많은 자본 세력과 다양한 이슈가 혼재해 있기 때문에 1분 후의 주가조차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종목을 투자하건 상기 맥락을 이해하고 투자를 한다면 여러분들이 조금은 더 편안한 투자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상기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Lucid Motor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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